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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여삼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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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 10. 11:38 일본괴담

赤い牛

원문출처 : http://www.aozora.gr.jp/cards/000154/files/45547_41051.html


나가노 현(長野県) 우에다 시(上田市)에 있는 우에다 성(上田城)은 명장 사나다 유키무라(真田幸村)의 거성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우에다 성 해자의 물을 메이지 초년에 빼게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그날이 되자 부근의 사람들이 호기심에 이끌려 아침 일찍 도우네 구경하네 하며 밀어닥쳤다.

그날은 아침부터 활짝 갠 좋은 날씨로, 기후도 초여름답게 따뜻한 날이어서 사람들은 축제 기분으로 물빼기를 시작했다. 작업도 척척 진행되어 물이 빠질수록 커다란 잉어가 펄쩍 뛰어오르거나, 큰 메기가 떠오르거나 해서 해자 주위 곳곳에 함성이 울렸다.

그날 아버지도 반쯤 재미삼아 도우러 갔었는데 정오쯤 되어 해자의 물이 무릎 아래 정도로 줄었을 때, 아버지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이상한 소리를 냈다. 보자 아버지가 있는 곳에서 세 간(間)[각주:1] 가량 앞쪽에서 한 간(間) 반 정도의 원을 그리며 소용돌이가 치고 있었다.

(뭐지)

하고 아버지가 생각한 순간, 엄청난 물소리를 내며 그 소용돌이가 솟아오른다고 생각할 새도 없이 온몸에 진홍색을 한 동물이 반신을 드러냈다. 그건 이마에 굵은 두 뿔을 지닌 커다란 소였다. 사람들은 놀라서 도망치려 했지만 소도 놀랐는지 해자에서 펄쩍 뛰어올라 화살과 같이 지구마 강(千曲川)에 뛰어들어 물살을 헤엄쳐 건너더니 고마키 산(小牧山)을 타고 넘어 스가와 연못(須川の池)에 몸을 숨기고 말았다.

지금도 물빼기를 할 때 현장에 가서 붉은 소를 보았다는 사람이 있다. 나도 소년 시절에 자주 그 이야기를 들었지만 아무래도 믿을 수가 없어서 지어낸 이야기라고 말하다 아버지에게 혼난 적이 있다. 아버지는 허튼 소리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 어쩌면 하마 같은 수생동물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하마가 일본에 있다는 말은 듣지 못해 그렇게 해석은 어려울 것 같다.

(우에다 모 씨의 이야기)

  1. 한 간(間)은 약 1.8m [본문으로]
posted by 일각여삼추